[산업 특화 무역 전략 #3]중동과 동남아 바이어, 밸브를 보는 눈이 다르다

밸브, 커플러, 배관 자재 같은 산업용 부품을 수출할 때
같은 제품이라도 바이어의 평가 기준이 전혀 다르다는 것, 경험해 보셨나요?

중동 시장과 동남아 시장은 무역 규모도 크고, 우리나라 제조업체가 많이 진출하는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하지만 이 두 시장의 바이어는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협상 방식, 거래 구조, 인증 기준까지 모두 다릅니다.
“같은 밸브인데 왜 이런 반응 차이가 나지?” 싶다면, 그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 1. 중동 바이어는 ‘서류’로 판단한다 – 절차 중심 평가

중동 국가들(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등)의 바이어는
제품의 외관이나 기능보다 먼저 “인증이 있는가?”, “입찰 조건을 충족하는가?”

를 봅니다.

대부분 정부 또는 EPC 프로젝트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제품 선정 기준이 문서화된 스펙과 인증 중심입니다.
대표적인 필수 조건:
- UL Listed / FM Approved 인증
- SASO(사우디), G Mark(UAE) 등 현지 인증
- ISO 9001 품질 시스템 등록
- 3자 시험성적서 및 사전 등록 서류

📌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요청:

“Your valve must be listed in Civil Defense approved list.”

→ 현지 소방청에 등록된 제조사 리스트에 이름이 있어야 입찰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 요약: 중동은 ‘서류+이력 중심 시장’입니다.
입찰 서류가 완성도 높지 않으면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평가조차 받지 못합니다.

✅ 2. 동남아 바이어는 ‘사람과 유연성’을 본다 – 관계 중심 평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의 바이어는
현지 유통/설치 사업자 또는 소규모 EPC업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제품의 인증보다 공급자의 태도, 대응 속도, 가격 유연성을 우선시합니다.

대표적 평가 포인트:
- 샘플 테스트 후 만족 시 계약 진행
- MOQ나 납기 협의 유연성
- 포장 상태나 설명서 등 작은 디테일에 감동
- "사람 대 사람" 신뢰 중시

📌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요청:

“Can we get a sample for checking first?”

→ 인증보다 샘플을 보고 판단하는 문화

💡 요약: 동남아는 ‘관계+실물 기반 시장’입니다.
전화 한 통, 샘플 한 박스가 거래 성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 3. 가격과 품질을 보는 기준도 다르다

항목	중동 바이어	동남아 바이어
인증 요구	매우 엄격 (UL, FM, ISO 등)	상대적으로 유연, 샘플 테스트 선호
가격 기준	고급형/브랜드 선호	합리적 가격 + MOQ 조율 중요
제품 평가	사양서 기반, 사전 등록 필수	샘플 후 결정, 포장/표기 중요
협상 방식	문서 위주, 절차 중시	유선 커뮤니케이션, 신속성 중시
거래 구조	입찰/납품계약 중심	유통/재고 중심 또는 소량 반복 수출

✅ 4. 전략은 다르게 세워야 한다

중동용 밸브:
→ 스펙 문서, 인증, 시험 성적서 완비 후 입찰 대응
→ EPC 업체 또는 바이어가 지정한 리스트 확인 필수
동남아용 밸브:
→ 포장 디자인, 사양표 가독성, 샘플 품질에 집중
→ 시장 개척 초기에는 MOQ 낮추고 빠른 납기 제공이 유리

📌 실무 팁:
중동 시장용 제안서에선 "가격"보다 "인증 번호", "납품 이력"을 강조해야 하고,
동남아 시장에선 "샘플 구성", "현지어 안내서", "리드타임 단축"이 경쟁 포인트가 됩니다.

✅ 제품은 같아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제품만 좋으면 어디든 팔릴 것 같지만,
무역은 “상대의 눈으로 나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중동은 문서와 스펙 중심의 제도화된 신뢰 구조,
동남아는 관계와 실물 기반의 현장형 유연성 시장입니다.

같은 밸브라도,
어느 나라에,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제안하느냐에 따라
거래의 성공 여부가 갈립니다.

다음 편에서는

“소방용 커플러, 인증 없는 제품도 수출될 수 있을까?”
실무에서 자주 받는 질문에 대한 현실적 답변과 사례를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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